2023년 12월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‘적대적 두 국가’로 재규정 — 동족도, 통일 대상도 아니라고 선언했다. 나무위키 — 적대적 두 국가론 ▶
2024년 초 ‘민족·삼천리·통일’ 표현을 노래(애국가 포함)에서 삭제했고, ‘우리는 하나’는 2024년 2월부로 금지곡이 됐다. 헌법엔 영토조항을 넣어 ‘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나라’로 명문화했다. 뉴스1·네이트 — 김정은 ‘두 개 국가’ ▶
즉 북한 스스로 ‘우리는 하나/우리민족끼리’를 버렸다. 그런데 남쪽 일부 자주·민족 진영의 언어엔 그대로 남아 있다 — 이 역설이 ‘누가, 왜 아직 이 말을 쓰나’라는 질문을 남긴다.
④ 그런데 — 광장에 등장하다
이 구호가 지금 올림픽공원(올공) 부정선거 규명 집회 현장에서 들린다. 사이트가 수집한 현장 글에서도 ‘우리는 하나다’가 단합 구호로 등장한다.
먼저 — 오해 없게
분명히 짚는다 — 광장에서 이 말을 외치는 사람 대다수는 ‘우리는 한 편, 함께 간다’는 순수한 동지애로 쓴다. 그러니 ‘이 말을 했다 = 종북’은 명백한 비약이고, 이 페이지가 하려는 말이 결코 아니다.
다만 묻는 지점은 이것이다. 같은 광장에서, 같은 시기에 — 미국 시민의 성조기가 태극기로 덮이고 ‘성조기 내려라’ 충돌이 벌어졌다(→ 두 개의 깃발·성조기가 덮인 밤). ‘한미동맹 약화’라는 북한 구호의 핵심과, ‘성조기 내리기’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 — 그게 이 페이지가 던지는 질문이다.
⑤ 그래서 — 왜 이 말을 쓰지 말아야 하는가
‘종북이니 쓰지 말라’는 게 아니다. 순수한 마음으로 쓰는 사람에게도, 이 말만은 굳이 쓰지 않는 것이 운동을 지키는 길이라는 이야기다. 이유는 넷이다.
1
순수한 의도가 말의 역사를 지우지는 못한다
‘우리는 하나’는 김일성을 찬양하는(‘태양조선’) 이적표현물의 후렴이자, ‘한미공조 배격’을 핵심으로 하는 통일전선 구호 ‘우리민족끼리’의 언어다. 내 의도가 아무리 순수해도, 그 말을 듣고 기록하는 사람에게 남는 것은 ‘내 마음’이 아니라 ‘그 말의 출처’다. 의도는 증명할 수 없지만, 외친 말은 영상과 기록으로 남는다.
2
운동의 요구와 정반대다 — 자기모순
부정선거 규명 운동은 한미공조와 미국의 국제 조사를 요청해왔다(모스 탄 대사·A-WEB 국제수사·성조기). 그런데 ‘우리는 하나 / 우리민족끼리’ 전략의 핵심은 정확히 그 반대 — ‘한미동맹 약화·미국 배격’이다. 운동이 원하는 것과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구호를, 하필 그 운동의 광장에서 외치는 셈이 된다. 이건 프레임의 사고이지 사소한 말버릇이 아니다.
3
상대에게 ‘종북·반미’ 딱지의 결정적 빌미를 준다
이 구호 하나면, 부정선거 운동 전체에 ‘종북·반미’ 프레임을 씌우려는 쪽이 손쉬운 빌미를 얻는다. 실제로 같은 광장에서 ‘성조기 내려라’ 충돌이 겹치면서(→ 두 개의 깃발) 그 프레임은 더 강해진다. 수십만 순수한 참여자의 노력이, 이 말 한마디로 통째로 오염될 수 있다 — 적이 가장 바라는 그림이다.
4
오해 없는 대안이 얼마든지 있다
단합을 외치고 싶다면 오해의 여지가 없는 말이 넘친다 — ‘재선거·수개표’, ‘한미동맹 강화’, ‘함께 간다’, 태극기·성조기. 굳이 이적표현물과 겹치는 말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. ‘바꾸면 될 일’을 끝까지 지키려는 그 고집 자체가, 오히려 ‘왜?’라는 질문을 부른다.
정당한 문제 제기를 힘으로 누른다면
덧붙이면 — 이 구호의 출처를 지적하는 목소리(예: 이영돈 PD)에게 ‘어떻게 감당하려느냐’는 식의 협박성 반응이 쏟아진다는 이야기도 들린다. 정당한 문제 제기를 힘으로 눌러야만 지켜지는 구호라면, 그것이야말로 그 말을 다시 봐야 할 이유다. 누구를 종북으로 몰자는 게 아니라, 운동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이 말 하나만은 내려놓자는 것이다.
⑥ 어떻게 읽을 것인가
제기되는 의혹 (주장 · 미확인)
북한 구호의 전략 핵심(한미동맹 약화)이, 같은 광장에서 벌어지는 ‘성조기 내리기’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. 그래서 ‘외부·북한과 연결된 세력이 민족·반미 프레임을 운동 안에 심으려는 것 아니냐’는 의혹이 제기된다. 북한을 직접 겪은 탈북민·관찰자들도 ‘북한이 쓰던 구호가 왜 남쪽 광장에서 들리느냐’고 묻는다. 이는 제기된 의혹이며,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.
다만 — 개인을 ‘종북’으로 단정하지는 않는다
이 페이지가 겨누는 것은 ‘구호’이지 ‘사람’이 아니다. 특정 개인·집단을 ‘종북·간첩·공작원’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— 그런 단정은 명예훼손·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있을뿐더러, 사실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. 구호가 광장에 등장했다는 사실과 ‘누가 어떤 의도로 외쳤나’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.
그래서 이 페이지의 결론은 분명하다 — ‘이 말을 쓴 사람은 종북이다’가 아니라, ‘그 유래와 결과를 알면, 이 말만은 쓰지 말자(⑤)’이다. 사람을 겨누지 않고도, 구호는 충분히 내려놓을 수 있다.
구호의 출처(북한 노래·통일전선 구호)는 사실로 기록하되, ‘그래서 북한이 관여한다’고 단정하지는 않는다. 같은 말의 무고한 쓰임과, 의도된 프레임 주입을 가르는 일은 —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.